• 앱 다운로드
  • 바로가기

챤스볼 채팅 접속이 끊긴 상태입니다.

아래 채팅 접속하기를 클릭하여 주세요.

채팅 접속하기

누룽지 할머니

페이지 정보

작성자 뱅크오브갓 작성일23-02-17 14:10 조회14회 댓글0건

본문


누룽지 할머니


 
 
  집이 시골이었던 저는 고등학교 삼 년 내내 자취를 했습니다.

월말 쯤, 집에서 보내 준 돈이 떨어지면,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곤 했어요.

그러다 지겨우면, 학교 앞에 있는  
"밥할매집"   에서 밥을 사 먹었죠.

밥할매집에는 언제나 시커먼 가마솥에 누룽지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 하시곤 했어요.



"오늘도 밥을 태워 누룽지가 많네.밥 먹고 배가 안 차면 실컷 퍼다 먹거래이.이 놈의 밥은 왜 이리도 잘 타누"

저는 돈을 아끼기 위해 늘 친구와 밥 한 공기를 달랑 시켜놓고,누룽지 두 그릇을 거뜬히 비웠어요.

그때 어린 나이에 먹고 잠시 뒤돌아서면 또 배고플 나이잖아요.

그런데, 하루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너무 늙으신 탓인지,거스름돈을 원래 드린 돈보다 더 많이 내 주시는 거였어요.

"돈도 없는데 잘 됐다, 이번 한 번만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 거야, 할머니는 나보다 돈이 많으니까..."

그렇게 한 번 두 번을 미루고, 할머니의 서툰 셈이 계속되자 저 역시 당연한 것처럼 주머니에 잔돈을 받아 넣게 되었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 어느 날 밥할매 집엔 셔터가 내려졌고, 내려진 셔터는 좀처럼 다시 올라가지 않았어요.

며칠 후 조회 시간 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심각한 얼굴로 단상에 오르시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모두 눈 감어라. 학교 앞 밥할매 집에서 음식 먹고, 거스름돈 잘못 받은 사람 손 들어라."

"순간 나는 뜨끔했어요.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 부스럭거리며 손을 들었습니다.

"많기도 많다. 반이 훨씬 넘네."

선생님은 침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죠.

"밥할매집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께서 아들에게 남기신 유언장에 의하면 할머니 전 재산을 학교 장학금에 쓰시겠다고 하셨단다. 그리고..."

선생님은 잠시 뜸을 들이셨어요.

"그 아들한테 들은 얘긴데, 거스름돈은 자취를 하거나 돈이 없어 보이는 학생들에게 일부러 더 주셨다더라.

그리고... 새벽부터 일어나 그날 끓일 누룽지를 위해 밥을 일부러 태우셨다는구나.

그래야 어린 애들이 마음 편히 먹는다고..."

그날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데, 유난히 '밥할매 집'이라는 간판이 크게 들어왔어요.

나는 굳게 닫힌 셔터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할머니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할머니가 만드신 누룽지가 세상에서 최고였어요...




◇◇옮겨온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머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6660 80년대 드라마 특수효과 ㅋ Platinum 06-30 11 0
16659 혼밥하는데 깜놀하는 상황 플레이어 02-07 11 0
16658 아침을 여는 문과감성 러브송 03-15 11 0
16657 일본인 아내가 싸주는 도시락 픽찾아삼만리 01-15 11 1
16656 일본인이 생각하는 한국 돈까스 특징.jpg 정품 01-21 11 0
16655 치과 콩트 서유기 01-30 11 0
16654 엄마, 우리 집은 가난해서 이런 거 못사지? 아이디머더라 03-05 11 1
16653 한니발이 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굿즈 링컨 06-18 11 0
16652 동물의 숲 커스텀 최신 예담인테리어 02-10 11 0
16651 너무 더워 올빼미 02-24 11 2
16650 베트남가서 베트남말 했다고 친구랑 싸움 FOX 05-26 11 1
16649 돈때문에 차인 삼성전자 형 퐁당이 06-02 11 0
16648 레알 눈치없는 남자들 특징.jpg 달팽이요리 03-12 11 1
16647 일본남의 의리 러버드 12-19 11 1
16646 쿠팡 유부녀 성인용품 구매 후기 유열 06-09 11 0
16645 야생에서 노숙하는 사람을 본 치타 드리플 01-05 11 0
16644 지하철 탄 태연 아무도 못알아봄 시베리안허수키 05-28 11 1
16643 나만 죽을 수 없다! 식스센스7 12-28 11 2
16642 인맥 싸움 통키왕피구 04-19 11 1
16641 38kg 웜벳 Angel 01-09 11 0
16640 전설의 국민대 여신 사건.jpg 메갈리아 01-16 11 0
16639 여기서 5개 이상 모르면 아재라네요 베스파 06-22 11 1
16638 제가 주식을 소액으로 하는 이유 말걸지마 01-26 11 0
16637 반지의 제왕에서 발록이 빡첬던 이유 이십구금 06-25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