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앱 다운로드
  • 바로가기

챤스볼 채팅 접속이 끊긴 상태입니다.

아래 채팅 접속하기를 클릭하여 주세요.

채팅 접속하기

누룽지 할머니

페이지 정보

작성자 뱅크오브갓 작성일23-02-17 14:10 조회26회 댓글0건

본문


누룽지 할머니


 
 
  집이 시골이었던 저는 고등학교 삼 년 내내 자취를 했습니다.

월말 쯤, 집에서 보내 준 돈이 떨어지면,라면으로 저녁을 해결하곤 했어요.

그러다 지겨우면, 학교 앞에 있는  
"밥할매집"   에서 밥을 사 먹었죠.

밥할매집에는 언제나 시커먼 가마솥에 누룽지가 부글부글 끓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 하시곤 했어요.



"오늘도 밥을 태워 누룽지가 많네.밥 먹고 배가 안 차면 실컷 퍼다 먹거래이.이 놈의 밥은 왜 이리도 잘 타누"

저는 돈을 아끼기 위해 늘 친구와 밥 한 공기를 달랑 시켜놓고,누룽지 두 그릇을 거뜬히 비웠어요.

그때 어린 나이에 먹고 잠시 뒤돌아서면 또 배고플 나이잖아요.

그런데, 하루는 깜짝 놀랐습니다.

할머니가 너무 늙으신 탓인지,거스름돈을 원래 드린 돈보다 더 많이 내 주시는 거였어요.

"돈도 없는데 잘 됐다, 이번 한 번만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 거야, 할머니는 나보다 돈이 많으니까..."

그렇게 한 번 두 번을 미루고, 할머니의 서툰 셈이 계속되자 저 역시 당연한 것처럼 주머니에 잔돈을 받아 넣게 되었습니다.

그러기를 몇 달, 어느 날 밥할매 집엔 셔터가 내려졌고, 내려진 셔터는 좀처럼 다시 올라가지 않았어요.

며칠 후 조회 시간 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심각한 얼굴로 단상에 오르시더니, 단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모두 눈 감어라. 학교 앞 밥할매 집에서 음식 먹고, 거스름돈 잘못 받은 사람 손 들어라."

"순간 나는 뜨끔했어요.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다 부스럭거리며 손을 들었습니다.

"많기도 많다. 반이 훨씬 넘네."

선생님은 침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죠.

"밥할매집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머니께서 아들에게 남기신 유언장에 의하면 할머니 전 재산을 학교 장학금에 쓰시겠다고 하셨단다. 그리고..."

선생님은 잠시 뜸을 들이셨어요.

"그 아들한테 들은 얘긴데, 거스름돈은 자취를 하거나 돈이 없어 보이는 학생들에게 일부러 더 주셨다더라.

그리고... 새벽부터 일어나 그날 끓일 누룽지를 위해 밥을 일부러 태우셨다는구나.

그래야 어린 애들이 마음 편히 먹는다고..."

그날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데, 유난히 '밥할매 집'이라는 간판이 크게 들어왔어요.

나는 굳게 닫힌 셔터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할머니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할머니가 만드신 누룽지가 세상에서 최고였어요...




◇◇옮겨온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유머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3876 '바퀴달린집2' 공효진, 찐빵→꼬마김밥 준비..센스 만점 공블리 디폴트 03-15 16 0
13875 어벤저스 어셈블 호불호 05-30 16 0
13874 군인 남친과 헤어지고 싶은 여대생 율리시스 12-24 16 3
13873 사무실 에이스 관상 러블리즈 06-03 16 0
13872 교회에 다니는 집안 애들 이름 특 멘탈 03-25 16 0
13871 이거 맞아??? 전문가2481 08-21 16 1
13870 최강한파 출근길 풍경 이태원 06-08 16 0
13869 딸기 수확하는 처자.gif 김손목 08-27 16 1
13868 안가리고 인사하는 착한 처자 삼겹살 01-02 16 0
13867 벌집엉덩이 Canada 04-01 16 2
13866 찰떡같이 알아듣는 스벅 직원 타노스 04-01 16 0
13865 길치 레전드 뱀띠 06-09 16 0
13864 김풍이 말하는 연애 잘하는 사람 특징 정복 06-10 16 0
13863 매일 반복되는 생산직 파견 건설 용역 도급 하청 업체 사망사고.jpg 오라클 01-08 16 0
13862 입이 무겁다는 소리 듣는 사람 특징 아재아냐 01-10 16 0
13861 나랑도 싸우자. 베테랑 01-12 16 0
13860 일본방송서 위안부 팔찌 차고나온 에핑 하영 기아타이거즈 04-18 16 0
13859 중국산 의자에 충격을 가하면 안되는 이유 ㄷㄷㄷ 미시랑콩했져 06-20 16 1
13858 예쁜 카페 알바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jpg 히로 01-21 16 1
13857 아이돌의 안마의자 체험 세피르 04-20 16 2
13856 요즘 군대는 썩어서 북한 인민군 수준이라던 정규군 출신 버그 06-25 16 1
13855 포켓몬과 인간은 모두 친구야 김선주 01-30 16 1
13854 사람이 무기력해지기 쉬운 버릇들 니키라우다 01-31 16 1
13853 의무 방어전 남자 02-01 16 0